top of page

경관이 만드는 도시

  • idlasnu
  • Mar 6, 2020
  • 3 min read

Updated: May 20, 2024


경관이 만드는 도시

배정한, 심지수 역

도서출판 한숲



어바니즘의 매체로서 경관

경관이 만드는 도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이론과 실천』은 대표적인 현대 조경 이론가이자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주창자인 찰스 왈드하임(Charles Waldheim)이 2016년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를 통해 출간한 『Landscape as Urbanism: A General Theory』을 번역한 책이다. 왈드하임이 엮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The Landscape Urbanism Reader』(도서출판 조경, 2007)이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초창기 10년간의 양상을 여러 필자의 시각으로 정리하고 미래를 조망한 책이었다면, 『경관이 만드는 도시』는 그가 지난 20여 년간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이끌며 전개해 온 고유한 주장과 이론을 종합한 책이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녹색 장식술을 반복하거나 낭만적 복고주의로 회귀하던 세기 전환기의 도시설계와 조경에 새로운 담론과 실천적 변화의 가능성을 던지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모호함과 실체 없음이라는 비판이 공존했던 것도 사실이다.『경관이 만드는 도시』는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선택했던 이론적 지향과 그 분야사적 맥락을 일관성 있는 논리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성과와 잠재력에 대한 면밀한 토론을 다시 초대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폭넓은 스펙트럼의 주제를 관통하며 책 전반의 중심을 이루는 왈드하임의 주장은 “경관이 동시대 어바니즘의 매체”라는 점이다. 즉 “어바니즘의 매체로서 경관”은 경제 체제의 재편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도시를 이해하는 렌즈이자, 건축, 도시설계, 조경 등 도시의 물리적 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 직능 및 학문 분과의 영역을 재편성하게 하는 핵심 동인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어바니즘”은 “연구 대상으로서의 도시, 도시의 체험, 설계와 계획을 통한 도시의 변화 모두”를 뜻하며, “도시화의 과정과 산물에 대한 경험이자 연구이자 개입”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은 경관이라는 렌즈를 통해 읽어낸 어바니즘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며,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담론은 “도시 형태의 기본적 블록 만들기라는 건축의 전통적 역할을 경관이 대체하는, 일종의 영역 재편성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우리는 경관이 도시를 만드는 시대로 이미 진입해 있다. “어바니즘의 매체로서 경관”은 곧 번역서의 제목인 “경관이 만드는 도시”라고 달리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왈드하임에 따르면, “어바니즘의 매체로서 경관”은 경제 구조의 변화에 따라 발생한 수많은 브라운필드와 쇠퇴 도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제시해 주며, 사회, 환경, 경제 위기가 낳은 다양한 영향을 흡수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복잡한 생태계와 인프라 시스템이 교차하는 부지를 다루는 경우에, … 비정형 도시의 그린 인프라스트럭처 문제에, 그리고 위험과 회복탄력성, 적응과 변화의 문제에 대응하는 데 적합”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조경가를 우리 시대의 어바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바니스트의 역할을 하는 조경가는 도시 형상과 구축 형태를 담당

하며, 건축적 구조에서 빗겨나 단순히 생태적인 면과 인프라만을 다루는 예외적 존재가 아니다.” 조경가의 “경관적 사고는 사회․생태․경제적 작용과 관련되기 때문에 도시의 형상에 대한 한층 더 종합적인 이해를 가능하게”한다.

“어바니즘의 매체로서 경관”에 기반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즉 경관으로 도시를 만드는 실천은 “도시계획이 지난 반세기 동안 물리적 설계에 거리를 두면서 사회과학 모델로 중심을 옮기고 또한 도시설계가 타운 계획이라는 전통적 모델에 다시 새롭게 전념하는 가운데 생겨난 공백의 영역을 차지하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은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지난 20여 년간 선보인 행로와 그 성과만을 다룬 것이 아니다. 그 형성 배경으로 작용한 일련의 역사적, 이론적, 문화적 조건을 광범위하면서도 심도 있게 탐사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그러한 탐사가 『경관이 만드는 도시』를 여타의 동시대 조경 및 도시설계 이론서와 구별해 주는 의미 있는 지점일 것이다.


◆ 저자/역자 소개

지은이

찰스 왈드하임 Charles Waldheim

동시대 조경의 대표적 이론가이자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주창자인 찰스 왈드하임은 하버드 대학교 설계대학원 조경학과의 학과장이었으며(2009-2015), 현재는 존 E. 어빙 석좌교수다. 토론토 대학교와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전공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어로도 번역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The Landscape Urbanism Reader』(도서출판 조경, 2007)을 편집했고, 『Constructed Ground』, 『Case: Lafayette Park Detroit』, 『Stalking Detroit』, 『Composite Landscape: Photomontage and Landscape Architecture』, 『Cartographic Grounds: Projecting the Landscape Imaginary』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2012)의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waldheim@gsd.harvard.edu


옮긴이

배정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인 배정한은 조경설계, 조경미학, 현대조경이론, 통합환경설계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월간 『환경과조경』의 편집주간을 맡아 조경비평과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대표 저서로 『현대 조경설계의 이론과 쟁점』과 『조경의 시대, 조경을 넘어』가 있으며, 『라지 파크』를 번역했다. 『건축 도시 조경의 지식 지형』, 『용산공원』, 『공원을 읽다』, 『봄, 디자인 경쟁 시대의 조경』, 『봄, 조경·사회·디자인』, 『LAnD: 조경 미학 디자인』, 『텍스트로 만나는 조경』 외 다수의 책을 동학들과 함께 썼다.

jhannpae@snu.ac.kr


심지수

버지니아 공대 건축대학원 조경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심지수는 이화여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경영학, 경제학, 미술사학을 전공한 후,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현대 조경의 시각화 매체로서 맵핑’으로 조경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버지니아 공대에서 ‘조경계획·설계에서 도시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jisoosim@vt.edu

 
 
 

Recent Posts

See All

Comments


Have a Question? Send us a Message.

※ For all inquiries regarding IDLA admissions, please direct your email to Professor Pae.

© 2020  배정한 그리고, 심지수 만들다.

bottom of page